고용불안 야기하는 정부 지침 폐기하라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이 7일 오전 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노동시장구조개선 특위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한국노총에서 파기선언을 하더라도 지침 작성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기권 장관 역시 언론사 사회경제부장 간담회에서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특위 또는 다른 노사정 채널을 통해 조속히 복귀하고 지침 마련을 위한 협의에 참여하여 노동현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노사분쟁을 예방하는데 협조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고 차관의 지침강행 발언은 정부와 여당이 이미 작년 9월16일 노사정합의를 무시하고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업종 확대 등 비정규직 확산 법을 일방적으로 발의한데 이어 전문가 간담회를 빙자해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발표한데서도 알 수 있듯이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정부와 여당은 9.15합의 이후 줄곧 노사정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일방통행과 독선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런데도 장관이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와 협의를 언급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보여 온 일방통행과 독선적 행보를 은폐하는 것이요, 노동자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작년 12월 30일 간담회와 관련 이기권 장관이 ‘최대한 많이 공개하고 초청해서 투명성을 높였다’고 발언한 것은 장관 스스로 ‘지침을 이미 발표했다’고 시인한 것과 같다. 언제 정부가 민감한 정책초안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었는가. 12.30간담회는 사실상 지침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자리였다. 

간담회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지침의 오남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이 ‘지침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발언한 것도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노사정위서 합의 안 된, 비정규직 양산법안을 폐기하고, 상시 지속업무와 안전생명업무에 대해 정규직 직접고용을 의무화하는 입법을 즉각 추진하라. 또한 정부는 고용불안과 근로조건을 개악시키는 일반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 지침을 즉각 폐기하라.

한국노총은 정부의 일방적인 양대 지침 강행과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 파견 확대 시도 등에 맞서 조직적 결의를 통해 노사정위원회 탈퇴, 국회 입법 저지 투쟁, 총선 심판 투쟁 등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

2016년 1월 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