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새누리당의 ‘억지’가 역겹다
임금피크제 관련 당정협의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정부와 새누리당이 최악의 길을 택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일 당정협의를 통해 노조동의가 없어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관련 지침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은 경제민주화공약과 소득주도 성장을 파기하며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번 협의내용을 추진할 경우 이를 노동계에 대한 선전포고로 보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으로 맞설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언론에 따르면 이기권 장관은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법 개정 시 임금체계 개편을 할 때 임금피크제를 해서 정년 60세를 보장하도록 환노위에서 입법을 함께 의무화해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임금피크제가 정년60세의 전제조건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법의 내용은 정확히 “제19조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②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며, “제19조의 2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① 제19조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해서 정년 60세를 보장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고 사업장 여건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라는 말도 없다. 임금체계 개편이다. 그것도 사용자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하도록 했다.
고용노동부는 과거 주40시간제나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당시 ‘임금보전의무조항’이 있음에도 한 번도 이 조항을 근거로 관련지침을 마련하거나 사용주들을 압박한 적이 없다. 그런데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정년60세와 관련해서는 법조항에도 없는 내용을 들먹이며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
또한 법적 구속력 없는 노동부 지침은 ‘정기상여금 통상임금서 제외’. ‘휴일근로 연장근로 미포함’ 지침처럼 대규모 소송과 현장갈등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
노사합의가 안되면 사용자가 힘으로 일방적으로 도입하라는 것은 이성을 가진 정부가 할 소리가 아니다.
이러니 고용노동부가 노동자들에겐 ‘있으나 마나’한 부서로 불리고 ‘기재부 뒤나 닦는다’는 소리를 듣는 것 아닌가.
또한 새누리당과 고용노동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더라도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내용이라면 노조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효력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 내용을 근거로 관련 지침 마련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대법원 판례내용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극히 예외적일 때만 적용하도록 한정한 것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계속해서 이런 억지 논리로 전체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심각하게 후퇴시킨다면 한국노총도 더 이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진정 새누리당과 정부가 원하는 것이 전 사업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노사관계가 파탄으로 흐르는 것이라면 한국노총은 그에 상응하는 투쟁을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하게 보여 줄 것이다.
2015년 6월 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