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장시간노동 근절이 해법이다. 정부는 하르츠 개혁 악용하지 말라
하르츠 개혁은 독일에서 고용률을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미니잡 등 저임금 단시간 노동을 확대시키고 근로빈곤층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하르츠 개혁을 주도한 페터 하르츠가 한국을 방문하여 2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이기권 노동부 장관과 대담을 가졌다.
그는 “독일의 청년실업문제와 장기실업문제를 극복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동시장개혁을 단행했다”며 “노동시장 개혁으로 당시 500만 명이던 실업자 수를 300만 명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900만 명이 미니잡에 종사하는데 이는 논쟁 중인 정책”이라며 “비정규직을 늘린다는 이유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노사공동결정 시스템을 통해 기업의 경영결과를 노동조합이 알 수 있도록 하고 노사협력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폭스바겐 이사 시절 3만 명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5일제에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해 근무일수를 20% 감축하고 모든 사람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독일은 하르츠 개혁을 통해 32개월이던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18개월로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또 적극적으로 직업교육을 받고 구직활동을 해야 실업수당을 지급하도록 일자리 정책에 변화를 주었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이 최장 8개월인 우리나라와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한국노총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밀어붙이려는 정부가 독일의 사례에서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 등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선택하는 편식증을 보일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정원과 예산통제를 통해 공공부문에서 간접고용을 늘려나가는 정책을 폐기하고 공공부문부터 간접고용을 없애고 상시지속적인 업무는 정규직을 직접 고용하는 관행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또 인사 경영 관련 단체협약 시정방침을 철회하고 독일의 노사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여 노사가 경영정보를 공유하고 노동조합의 의견이 적극 기업 경영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촉구한다.
청년일자리와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독일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 하르츠 본인도 폭스바겐 이사 시절 주5일 근무를 주4일근무제로 전환하여 3만 명의 해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사람부터 자르고 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잘못된 관행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란다.
독일이 하르츠 개혁을 하면서 정규직의 해고를 쉽게 하거나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깎기 위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는 얘길 들어보지 못했다.
개별 기업의 임금수준이나 업무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적이고 강제적인 임금피크제 및 임금체계개편,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 등의 반노동자적 정부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정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마련된 재원으로 청년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기업들이 돈이 없어 청년고용을 안 하는 게 아니지 않는가. 우리나라 주요 20대 대기업의 사내유보금만 590조원이 넘는다. 그 돈으로 투자를 하라고 하면 될 것을 왜 노동계가 반대하는 임금피크제를 강요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한국노총이 여러차례 밝힌 바와 같이 임금피크제가 청년일자리 해소를 위해 그렇게 좋은 대안이라면 왜 공무원들은 솔선수범 하지 않는가. 우선 5급 이상 중앙정부 고위 공무원부터 시범적으로 도입해서 ‘노량진 공시족’ 문제가 해결되는지 평가를 하고 효과가 있으면 국민적 공감대 속에 전체 공무원과 일반 노동자에게 권장해도 늦지 않다.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일자리문제를 해결하려면 연간 2071시간에 달하는 장시간근로 관행을 근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시간 근로기준법 적용, 특례업종 폐지 등 근기법 사각지대 해소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또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고, 주야 맞교대 근무 폐지 등의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는 현장의 관행도 없애나가야 한다.
장시간 근로를 허용하는 법과 제도, 관행을 그대로 둔 채 고용률을 높인다거나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넌센스다. 정부는 임금피크제가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2015년 5월 2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