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2.5% “노조 필요”하지만 가입하겠다는 사람은 32.2%
한국노총, ‘200만 조직화’ 성과와 한계 점검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조 가입률 0.9~26.3%… 가입 의향은 46.8~60.5%, “노조 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최대 45.0%
조합원 88.7% “조직화 필요”, 직접 참여는 28.1%… 상설 조직확대기금·전문 활동가 체계 등 제안
최근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비정규직·플랫폼 노동·특수고용·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이 늘고 저출생·고령화로 인구·산업구조가 바뀌면서 점점 다층화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조직 기반은 여전히 대기업·정규직·기업별 노조에 머물러 있어 조직률 정체와 조합원 고령화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2030년까지‘200만 조직화’를 목표로 청년위원회, 플랫폼 노동공제회 등을 운영하며 조직화 사업을 추진해 왔지만, 조합원 수 중심의 양적 평가를 넘어 그 성과와 한계를 체계적으로 따져 본 작업은 부족했다.
이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조직확대사업단은 2026년 10월 28일(수) 14시, 한국노총빌딩 6층 대회의실에서 「“노조의 미래는 조직화에 있다 ”한국노총 조직화 사업 평가와 향후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일반 시민 1,001명, 특고·플랫폼·프리랜서, 조합원 523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1969년 이후 정부 노조 통계와 한국노총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조직화 전략의 역사적 평가(이주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산별연맹·지역본부 간부 심층 면접 결과(김진두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연구위원)가 발표됐다.
실태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민은 노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가입은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시민의 52.5%가 노조가‘필요하다’고 답해 ‘필요하지 않다’(17.2%)보다 세 배 많았으나, 노조에 대한 인식은 부정(51.8%)이 긍정(48.2%)보다 높았고, 향후 노조에 가입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2.2%에 그쳤다. 가입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노동조합의 정치적 성향에 공감하기 어려워서’(27.5%)와‘급진적인 파업·투쟁 때문에’(20.6%)가 합쳐서 48.1%에 달했다. 호감이 가는 노조 단체가 ‘없다’(58.3%)거나 ‘모르겠다’(17.9%)는 응답이 76.2%였으며, 노조 단체 중에서는 한국노총이 9.8%로 가장 높았다(민주노총 8.8%). 한국노총에 호감을 갖는 이유 1위는‘사회적 대화·타협을 중시하는 합리적 노선’(40.8%)이었고, 이미지 개선 방안으로도‘대화와 상생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 확대’(37.3%), ‘비정규직·플랫폼·프리랜서 등 취약계층 권익 대변’(19.6%), ‘조직 운영·재정 투명성 확보’(16.1%)가 꼽혔다.
둘째, 특고·플랫폼·프리랜서는 노조 가입 의향이 높지만 ‘권리를 몰라서’ 조직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노조에 가입한 비율은 특고 26.3%, 플랫폼 노동자 5.3%, 프리랜서 0.9%에 불과했으나, 가입 의향은 특고 60.5%, 플랫폼 55.3%, 프리랜서 46.8%로 높았다. 반면 노조 가입·조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응답이 특고 31.6%, 플랫폼 34.2%, 프리랜서 45.0%에 달했다. 일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세 집단 모두 ‘일거리 불안정·수입 변동’(특고 47.4%, 플랫폼 39.5%, 프리랜서 58.7%)이었고, 노조 가입 이유 1위도‘임금·수수료 등 처우 개선’이었다. 부담할 수 있는 조합비가 월 1만 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특고 52.2%, 플랫폼 66.7%, 프리랜서 82.4%였으며, 선호하는 노조 형태는‘같은 직종·업종 노조’(특고 47.8%, 프리랜서 39.2%)와 ‘특고·플랫폼·프리랜서 포괄 노조’가 1·2위를 차지했다. 노조 외에 참여하고 싶은 조직으로는 특고는 공제회(31.6%), 플랫폼·프리랜서는 직종별 협회를 1순위로 꼽았다.
셋째, 조합원은 조직화의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참여는 저조했다. 산별 연맹·지역본부 등 조합원 523명 중 88.7%가 총연맹의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도 58.7%였으나, 조직화 사업에 직접 참여해 본 경험은 28.1%에 그쳤다. 다만 참여 경험자의 81.6%는 앞으로도 참여하겠다고 답해, 첫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과제로 지적됐다. 총연맹 조직화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현장과의 소통 및 정보공유 부족’(35.6%)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총연맹의 조직화 예산과 전담 인력 확대’(43.4%)가 꼽혔다. 조직화 우선 대상으로는 비정규직(61.0%), 플랫폼·특고(37.3%), 청년(33.1%),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30.0%) 순으로 응답했다.
한국노총 조직화 전략에 대한 역사적 평가도 발표됐다. 이주환 부소장은 1969년 이후 우리나라 노조 조합원이 다섯 차례의 상승·하강 주기를 거치며 40만 명에서 278만 명(정점 293만 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한국노총이 2021년 제1노총 지위를 되찾은 뒤 2024년 말 120만 2천 명(전체의 43.3%)으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7~2021년 지역노동교육상담소를 통합 운영해 5년간 335개 노조(20,450명)를 직접 설립하고, 비정규연대기금 9.2억 원을 투입해 6만 1천 명 이상의 조합원 확대를 끌어낸 경험은 상설 인프라와 재원이 결합될 때 조직화 성과가 나온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회성 기금이 고갈되고 서울시 권역센터가 종료된 이후 비정형 노동자 조직화가 급감했고, 2019년 산하 300인 이상 대기업 조사에서 정규직 노조의 22.5%가 사내하청·비정규 노조 설립에 반대하는 등 내부 장벽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목소리도 비슷했다. 김진두 연구위원이 금속노련·공공노련·교사노조연맹과 경남본부·부천김포지부·성남 상담소 간부를 심층 면접한 결과, 산별 산하 일반노조·연대노조·지역일반노조 같은 초기업노조와 숙련된 활동가가 소규모 사업장과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의 핵심 동력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명이서 20개 넘는 조직을 교섭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증언처럼 소수 간부에게 업무가 몰려 조직화 상담 요청을 거절하는 사례까지 나타났으며, 조직이 확대되기 시작하는 데 3년이 걸렸다는 지역도 있었다. 중앙–산별–지역 간 연계는 지역과 사업장별로 산발적으로만 이뤄지고, 조직화가 의지 있는 소수 리더에 좌우되는 경향도 한계로 지적됐다. 특히, 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는 정회원 약 3천 명, 준회원을 포함해 8천여 명 규모로 성장했지만, 재정은 외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과제가 제시됐다. ▲조직화 기조를 ‘필요성 홍보’에서 ‘교섭으로 노동조건을 바꾸는 노조’라는 ‘성과 입증’으로 전환, ▲의무금(맹비)과 연동한 상설 조직확대특별기금과 전문 조직가 양성·전담 활동가 체계 마련, ▲영세·비정형 신설 노조를 지역본부·총연맹 직할노조에서 첫 단체협약 체결 때까지 지원한 뒤 산별연맹이 인수하는 ‘선 인큐베이팅–후 산별 의무인수제’ 도입, ▲총연맹(전략·재원·교육)–산별연맹(업종 조직화·교섭)–지역본부(현장 발굴·지원) 역할 분담과 상설 협의체 운영, ▲특고·플랫폼·프리랜서를 위한 직종별·포괄형 노조, 공제회·협회와 연계한 진입 경로, 소득 수준을 고려한 차등 조합비 설계, ▲개정 노조법(제2·3조)을 계기로 한 원·하청 공동 조직화, ▲조합원 수가 아닌 첫 단체협약 체결률·신규노조 유지율·조합원 참여율 등 질적 성과지표 도입 등이다.
토론회는 김현진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으며, 노광표 공공상생연대기금 이사장이 사회를 맡았다. 지정토론에는 김성호 한국노총 조직확대사업단 실장,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현필화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회원공제사업단장, 지영철 금속노련 조직부장이 참여했다.
※ 붙임1. 토론회 개요
※ 붙임2. 자료집. 끝.
2026년 10월 2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