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구조개혁으로 포장된 노동개악, 즉각 중단하라
- 보수정권에서 추진했던 노동개악, 포장지만 바꾼 대책일 뿐 -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노동구조개혁 TF를 구성해 △메가특구 노동시간 규제 완화 △전략산업에 대한 특별연장근로 확대 △기간제 고용기간 제한 완화 △호봉제의 직무급 전환 등 노동규제 완화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아니라, 사용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동규제 완화 중심의 노동개악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정책은 노동시간 보호와 비정규직 보호의 사각지대를 확대하고, 사용자 재량이 강화된 직무·성과급제를 확산시켜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고용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주52시간제를 넘는 규제완화 특구를 확대하고, 주60시간을 초과하는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한 전략산업을 지정하더라도 노동시간 총량은 늘어나지 않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외면한 궤변이다.
노동시간 총량뿐 아니라 노동시간 배치와 밀도 역시 인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규제완화는 노동시간을 짧은 기간에 집중시키는 초단시간·고강도 노동을 구조화하고, 이는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노동시간을 특정 시기에 몰아서 사용하는 방식은 수면 부족, 만성 피로, 사고 위험을 급격히 높이며, 특히 뇌심혈관계 질환과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에서 이미 수차례 경고돼 왔다. ‘충분히 쉬면 된다’는 가정은 현실의 노동현장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주장이다. 인간의 몸은 고강도 노동을 감내한 뒤 회복되는 기계가 아니라,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에 의해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될 수 있는 존재다. 십 년 전 구로지역 IT기업에서 2명의 과로사와 1명의 과로자살이 발생한 비극을 벌써 잊었는가?
비정규직 정책의 후퇴도 큰 문제다. 이재명 정부는 대선 당시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 원칙을 확립하고,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모범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과연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에 부합하는가. 이는 비정규직 사용을 줄이기는커녕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조치일 뿐이다.
호봉제를 직무급제로 전환하겠다는 방침 역시 보수정권이 ‘직무급’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던 직무성과급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호봉제를 무조건 낡은 제도로 규정하는 인식부터가 잘못이다. 호봉제는 오랜 기간 우리 산업구조 속에서 직무·숙련·경력을 반영하며 발전해 온 임금체계다. 임금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면, 산업별·업종별 초기업교섭을 통해 각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공정한 임금체계를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정부 중심으로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개혁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탑다운 방식으로 밀어붙이려는 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현재도 여러 정부위원회와 법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심으로 노사정 사회적 논의가 진행 중이며, 경사노위 역시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노동구조개혁 방향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TF를 구성·운영한다면, 이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정부는 노동정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TF 구성과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 고용안정을 중심에 둔 노동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1월 3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