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혁신도시’ 책임 전가하는 통근버스 중단 방침 철회하라
정부는 졸속적인 ‘3개월 내 중단’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실질적인 정주 인프라부터 구축하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다. 그러나 오늘날 혁신도시의 현실은 정부의 약속과 거리가 멀다. 정부 스스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생활편의·의료·교육·교통 등 핵심 정주 여건의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정부는 ‘지방 정주’를 명분으로 공공노동자의 최소한의 이동권인 통근버스를 3개월 이내에 강제 중단하겠다는 일방적인 방침을 발표했다. 이는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본질은 회피한 채, 그 부담을 오롯이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조치다.
이에 한국노총은 공공노동자의 삶의 질을 훼손하고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정부의 통보식 행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선(先) 정주여건 개선, 후(後) 버스 중단’ 원칙을 확립하라
정부는 149개 이전 기관 중 47개 기관이 여전히 관외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이는 노동자들이 지역 정착을 거부해서가 아니라, 종합병원 응급의료 체계 부족, 야간·휴일 보육 인프라 미비, 대중교통과 철도망 부족 등 혁신도시의 열악한 정주 환경 때문이다.
인프라 개선은 “단기간 내 곤란하다”며 미루면서, 통근버스 중단만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책임 회피이자 정책적 모순이다.
2. 현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3개월 내 중단’ 졸속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공공기관은 전국 단위 순환 근무와 인사 이동을 전제로 운영되는 네트워크 조직이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과 정주 여건의 격차를 보완해온 것이 통근버스, 특히 주말 통근버스였다.
계약 해지 위약금 발생 시 6개월 유예를 둔다고 하나,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예산을 정주 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추상적인 약속이 아니라, 노동자가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의료·교육·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이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3. 2차 이전 논의에 앞서, 1차 이전의 실패부터 인정하고 책임을 다하라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논하기에 앞서, 1차 이전 과정에서 누적된 문제와 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해 책임 있게 평가해야 한다. 2024년 조사 결과에서도 주거 환경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주 여건 만족도는 정체되거나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패한 1차 이전의 과오를 통근버스 중단이라는 소급적 조치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노정협의를 통해 당사자의 목소리가 반영된 현실적인 정착 지원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공공노동자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소모품이 아니다. 국민에게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로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
정부가 지금처럼 공공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한국노총은 공공부문 노동자들과 연대해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년 1월 2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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