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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노조법 해석지침(안), 개정 노조법 정신 구현하기에 역부족이다. [2026-01-06]
작성자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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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노조법 해석지침(안), 개정 노조법 정신 구현하기에 역부족이다.

 

고용노동부가 개정 노조법이 규정하는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대상을 구체화한 해석지침(안)을 12월 26일 행정예고했다. 더 많은 노동자가 더 넓은 의제에 대해 ‘진짜사장’과 교섭할 수 있게 하자는 노동조합법 개정의 취지를 구체화하고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 대상을 명확히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사용자 책임을 제한하고 노동쟁의의 실질적 범위를 축소할 우려가 적지 않다. 

 

노동부는 이번 해석지침(안)에서 '근로조건의 구조적 통제' 여부가 사용자성 판단의 핵심 고려요소라고 밝혔다. 원청(계약외사용자)이 하청(계약사용자)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면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책임을 지게 된다는 취지다. 아직 낯선 개념인 ‘구조적 통제’에 대해 노동부가 몇 가지 해설을 달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원청이 하청에 대해 업무 내용·작업 방식·인력 운용 등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하는 경우에 한해 사용자성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또한 사용자성 판단요소 중 하나인 ‘업무의 조직적 편입 및 통제 여부’를 보완적 징표로 삼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불법파견을 판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을 함께 제시한 점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자칫하면 개정 노조법에 따라 원청과 교섭하고자 하는 하청·간접고용 노동자에게까지 불법파견 판단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개정 노조법이 말하는 사용자의 의미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면 형식과 관계없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데에 있다. 노동부가 정말로 개정 취지를 구현하고자 한다면, ‘구조적 통제’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유로 사용자 책임을 다시 좁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나타나는 원청의 영향력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방향으로 그 의미를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특히 ‘법령 등에 의해 근로조건 등이 정해지는 경우’를 교섭 대상에서 사실상 제외한 부분은 직접적인 문제 소지가 있다. 한국 정부가 비준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 국제노동기구(ILO) 제87호 협약(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에 위반될 가능성이 높고, 정부 예산과 지침에 의해 노동조건이 결정되는 공공부문에서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해석이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사용자성 제외 근거로 “예산 편성·배분 이후 공공기관이 총인건비 내에서 운영상 재량이 있기에 정부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의 직급·인원 구조까지 세세하게 관리하며 인건비를 통제하고, 경영평가와 각종 지침을 통해 인사·징계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재량’을 이유로 정부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것은 모순적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성과급·학자금과 같은 복리후생에 대해서도 “원청이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하청에 지급해 왔던 경우”에 한해 교섭의제에 포함된다고 밝힘으로써, 새로운 교섭을 통해 제도 신설이나 개선을 논의할 가능성 자체를 애초에 좁혀 두고 있다. 이 또한 개정 노조법이 지향하는 ‘교섭 의제 확대’와는 거리가 멀다.

 

합병·분할·양도·매각과 같은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는 ‘영업의 자유’를 이유로 그 결정 자체는 단체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정리해고 등 사후적인 조정 국면에서만 제한적으로 교섭을 인정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된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의 인정 여부 또한 사실상 사안별로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맡겨져 있어, 현장에서 개정 노조법과 시행령, 해석지침이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보완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해석지침(안)은 하청 노동자가 진짜 사장을 찾아가는 데 활용하기보다는 사용자들이 사용자성을 지우는 안내서로 활용될 우려가 더 커 보인다. 개정 노조법에 따라 앞으로 사용자 인정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해 산업의 비정상적인 중층적 하청구조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나 이번 해석지침(안)에는 변화를 견인하겠다는 적극적인 노동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해석지침(안)이 향후 노사관계의 방향과 현장의 노동권 보장 수준에 미칠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개정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방향이 아니라, 노동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확립하고 노사 간 대화와 교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를 위해 필요한 사회적 논의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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