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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법 개정 후속 조치, 법 개정 취지 반영돼야 [2025-11-26]
작성자 :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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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법 개정 후속 조치, 법 개정 취지 반영돼야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 후속 조치로 ‘노동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을 25일 입법예고 한다. 원청과 하청노조 간 교섭을 촉진하겠다며 개정안을 제시했지만 오히려 현장의 갈등과 혼란 발생이 우려된다.

 

시행령 개정안은 ‘원하청 교섭에서도 창구단일화 제도를 적용’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원하청 노조가 자율·공동교섭에 동의하지 못하면 먼저 교섭단위를 분리한다. 각 하청사별 직무나 이해관계, 노동조합 특성(상급단체) 등을 고려해 교섭단위를 그룹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개별 하청노조로서는 하청사 사장과 교섭하기 위해 회사 내에서 교섭창구단일화를 하고, 원청사를 상대로 교섭하기 위해 다시 한번 교섭단위 분리와 하청노조들 간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는 원청 교섭 진입이 더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또 노동부는 상급단체가 다르다는 점을 교섭단위 분리 사유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판례·관행과 맞지 않는 새로운 기준이다. 교섭단위 분리는 그동안 사업장 내 노동조건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외적으로 인정돼 왔다. 상급단체별 분리는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노조 간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 교섭창구단일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교섭에 배제되는 소수 노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교섭대표가 된 노조 역시 특정 하청사 노동자뿐 아니라 전체 하청사 노동자를 대표해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되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강조해온 국정과제인 ‘초기업교섭 활성화’와도 모순된다. 초기업교섭은 개별 사업장의 경계를 넘는 협의를 확대하는 과정인데,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사업장 단위의 교섭창구단일화를 강화해 구조적으로 역행한다. 노동부 스스로도 창구단일화 제도의 한계를 인정한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정책적 일관성을 잃었다.

 

한편 노동부는 교섭의제별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에 사용자성 판단 자문위원회, 가칭 ‘판단지원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사용자성을 판단할 의제는 현장별로 매우 다양하다. 판단위원회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을 할지도 불투명하거니와, 법적지위도 불분명한 위원회의 결정을 노사 모두 수긍할지도 의문이다. 교섭의제를 판단위원회가 사전 심사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 자율교섭을 독려해야 할 노동위원회 본 기능과도 어긋난다. 게다가 원하청 교섭의 성사 여부는 물론 교섭의제까지 권한이 집중되는 정부(노동부·노동위원회)가 노사관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노동위원회의 업무과다로 인한 교섭지연·불발도 우려되지만, 행정부 성향에 따라 노사관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정 노조법은 다단계 하청 구조와 특수고용·플랫폼 노동 확대로 인해 원청의 실질적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만들어졌다. 사용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부는 교섭 과정을 배배 꼬아 놓는 기술적 접근 방식으로 오히려 개정 이전보다 교섭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시행령을 내놓았다. 노동부는 원청과 대기업이 만들어 놓은 근본적인 원하청 차별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법 개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해 시행령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2025년 11월 2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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