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계 관련 노조법 시행령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정부가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을 제고한다며 노동조합법 시행령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15일부터 40일간 각각 입법예고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조합뿐 아니라 우리 사회 각 조직의 회계 투명성 제고에 찬성한다. 세제 혜택이라든지 국고 보조금 지원과 같은 부수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이미 2005년 규약 개정을 통해 공인회계사를 포함한 회계감사제도를 실시해 왔으며, 복식회계는 당연하고 별도 회계 규정을 통해 예산 및 결산에 대한 사항, 입찰에 대한 사항, 회계 장부 및 증빙서에 대한 사항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정보공개 청구에 관한 사항도 제정하여 시행 중이며,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경우 15일 이내에 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공개 방법 또한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1. 시행령 개정안의 목적은 ‘지원’이 아닌 ‘협박’이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회계투명성 시행령 입법예고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는 이유를 “노동조합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운영 지원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없애겠다는 협박을 함께 하고 있다.
법·제도를 도입할 때 그 영향을 받는 당사자와 그 흔한 토론회 한번 공청회 한번 한 적이 없다. 게다가 기업 규제 제도를 도입할 경우 대부분 거치는 유예기간조차 없다. 모법의 위임없이 시행령으로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정부의 시행령 개정에 반대하면 노동조합을 회계문제가 있는 집단으로 매도하여 노동개악의 포석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너무나 드러난다.
2. 조합원 알권리 보호가 아닌 노동조합 망신 주기가 목적
결산결과와 공표 시기, 방법 규정 등을 신설해 회계 공시를 하면 회계 투명성이 담보되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의 공시 간편 서식 제출에 불과하다.
회계 감사원의 자격과 선출 방법을 재무 회계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거나 전문 지식 또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 등이라고 했지만,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은 누가 봐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노조 회계 시스템 공시도 노동부가 운영하는 공시시스템을 통해 결산 결과를 공표하는 경우 노조법 제26조에 따른 결산결과 공표 의무 이행으로 간주한다고 했는데, 이는 정부에 의한 ‘신종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있다.
결산서 하나 제출한다고 그 단체가 투명하다고 볼 수 있는지 진심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회계문제를 노동조합 또는 시민사회 단체 길들이기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법·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3. 노동조합 회계 투명성 제고를 ‘지원’하라
현재 많은 노조들은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기존의 회계 시스템들은 항목과 구성이 대부분 기업 회계 위주로 짜여져 있다. 그러다보니 노동조합이나 단체들이 사용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정부가 정말 노동조합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 하고 싶다면 그런 회계 시스템을 개발해서 시기에 맞게 업그레이드하고 회계 담당자들을 교육하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그런 일체의 과정도 없이 무조건 정부 사이트 하나 만들어 놓고 거기에 결과 보고서만 올리라 하고, 그것에 불응하면 지원금을 끊겠다거나 세제 혜택을 없애겠다는 것은 회계 투명성 제고에 도움은커녕 반발만 부를 뿐이다.
이정식 장관은 한국노총에서 1986년부터 2004년까지 재직했다. 이후 외부에 있다가 2011년부터 다시 한국노총에 복귀해 2017년까지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노총의 외부회계감사 제도와 회계 시스템을 너무 잘 알고 있고, 직접 본인이 예결산 보고서와 결재서류 등에 서명까지 했다. 그런 그가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노동조합을 혐오하고 매도하는데 선봉장이 된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한국노총은 이번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시행령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한 입장을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를 검토해 정식으로 문제제기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노조 길들이기, 노조혐오 조장을 중단하라!
2023년 6월 1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