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영리병원 정당화 판결은 시대착오적이다.
오늘(8월 18일) 광주고등법원이 1심 판결을 뒤집고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박근혜 정부, 원희룡 전 지사가 추진하고 문재인 정부가 ‘영리병원 설립 금지’ 공약을 어기면서 방조한 영리병원 설립에 광주고법이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경악할 일이다.
우리는 광주고법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녹지국제병원 설립 과정은 의혹과 불법으로 점철됐고 제주도민의 압도 다수에 의해 민주적으로 거부됐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이를 인정하는 것이었다.
병원 사업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기업인 중국 녹지그룹은 국내에서 영리병원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국내 의료법인을 파트너로 삼을 수밖에 없었다. 필연적으로 국내 의료법인의 우회진출 문제가 제기됐다. 그리고 이는 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에 관한 조례도 의료기관 개설 사업자는 의료 관련 유사 사업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내 의료자본의 우회 투자 논란이 없어야 할 것을 명확하게 하고 있어 사업 승인과 허가 취소 요건에 해당됐다.
그러나 당시 원희룡 지사는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기어이 영리병원을 허가했고, 문재인 정부의 복지부도 이러한 의혹을 따져 원희룡 지사의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조차 보지 않고 이를 방기했다.
원희룡은 그 자신이 수용한 절차인 3개월에 걸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녹지국제병원 불허 권고를 비민주적으로 뒤집고, 공론조사에서 도민들이 이미 거부했고 현행법에도 근거가 없는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부 허가를 단행했다. 그러다가 다시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반발해 녹지국제병원 측은 조건부 허가의 허점을 파고들어 설립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원희룡은 도민의 의사를 거스르며 애초 이러한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도 무책임하게 지사직을 내던지고 “공정을 굳건히 세우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녹지국제병원도 사업계획서에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므로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이라고 해 놓고는, 파렴치하게도 말을 뒤집어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허가한 것이 문제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19의 끝을 알 수 없고 제주에서도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주고법은 공공의료와 국민건강은 안중에도 없이 영리병원 설립을 정당화했다. 녹지국제병원조차 내국인을 진료하게 되면 공공의료에 악영향을 미칠 것임을 인정하고 있듯이, 돈이 되지 않는 치료는 거부할 수 있는 영리병원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일뿐 아니라, 오히려 영리병원 확산을 초래해 감염병 대응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녹지그룹을 내세워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을 세우겠다는 의료자본, 이를 알면서도 허가해 준 원희룡과 임기 내내 의료 영리화를 추진하며 영리병원 설립을 묵인했던 문재인 정부, 이들의 손을 들어 준 광주고법. 이들 모두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는 녹지국제병원 폐기와 영리병원 설립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1년 8월 18일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