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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에 들어가며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
저는 오늘 비통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세계 노동자의 기념일인 5.1일 노동절 새벽,
우리는 참으로 믿기지 않는 일을 당했습니다. 정부기관인 노동부 주도로 사전에 각본까지 마련된 근로시간면제심위위원회의 폭력적인 날치기 통과는 이
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노동조합 말살이라고밖에 우리는 해석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힘없는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적으로 결성이 권장되고 보호되는 조직입니다. 이 사회는 노동조합을 통하여 정당한 고용계약이 보장되고 노사간의 소모적인 분쟁을 교섭을
통하여 원만하게 조정하는 산업평화와 사회안정의 근간이 되는 조직입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이를 인정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지 않은 적 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수백명의 근로감독관을 동원하여 근로자 위원의 입을 막고, 오로지 사용자와 손을 잡고 노동조합을
식물조직으로 만드는 폭력적인 내용을 강행 통과시키고 말았습니다. 통과 후에도 온갖 기만적인 논리로 이 비열한 날치기통과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노동자의 대표조직인 한국노총과 정책연대를 맺은 정부가 맞습니까?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기만하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리는 이 정부가
선진화된 정부, 맞습니까?
최근까지도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고용과 권리 보호를 위하여 각 노동단체들이 좀더 노력과
관심을 보여야한다고 주문해왔습니다. 아울러 각종 노동관련 위원회, 지역 노사민정 협의체 등에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을 부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동안 중심 역할을 해왔던 노조 전임자들을 대폭 감소 시켜서 노동조합활동을 철저히 무력화 시킨다면 그러한 노사 상생의 활동들이 가능한
일입니까?
국민 모두가 알고 계시듯이 우리 한국노총은 전조합원의 직접투표를 통하여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정책연대를
맺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당시 우리 한국노총과 10여항에 이르는 정책연대협약서에 사인하였고, 노동조합 전임자문제의 원만한 해결은 가장
우선순위의 협약조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과 2년 반 전의 일입니다.
우리 한국노총은 지난 IMF 이후 시대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경제위기 때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분담하자고 조직을 설득했고, 힘겨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위기극복의 선도적 역할을 해냈습니다. 사용자단체를 설득해 노사발전재단을 설립하고, 함께 일을 하면서 진정한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보자고 호소도 했습니다.
이 정부 들어서서도 정부와 사용자보다 먼저 세계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제안했고,
노사민정 합의를 통하여 경제위기 극복과 고용안정의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경제는 출구전략이 논의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100만 해고설
등 고용대란의 우려는 축소되었습니다. 지난해 G20 회의에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한국노동운동의 사회적합의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고
대통령이 언급한 바도 있습니다. 조직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경제발전의 주체라는 일념으로 대통령과 두 차례에 걸친 외자유치에도 해외
순방에 동행하여 한국노동운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 했었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노동조합 전임자 문제는
너무나 비현실적인 법이라서 13년간 유예되어 왔습니다만, 더 이상은 미룰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과감히 논의에 임했고, 지난 1년여 간 비록
노동조합이 감수해야 할 고통이 따르더라도 합리적인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사회적 요구에 대해서는 수용하려 노력도 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
모든 선의는 정부에 의해 철저히 악용되었음을 아프게 확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제 피끓는 분노와 절박한 심정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호소합니다.
5월1일 새벽, 법정논의시한을 넘겨 날치기 통과된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결의를 무효화하고, 개정된 노조법의 취지와 노동조합의 의견, 그리고 국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새롭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노동부장관 스스로 밝혔듯이 작년 12월 4일 노사정 3자 합의정신은 지켜져야 하며, 제도변화에 따른 노사관계와 국민경제의 갈등과 혼란은
최소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화적인 수단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단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저의 심정을 국민 여러분께서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노동조합에 대한 편견으로 인하여 노사관계의 조정자로서 역할을 포기하고, 노사간의 극한적 투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이번 결정을 스스로 철회할 것을 엄숙히 요구합니다.
아울러, 노동조합을 말살하고, 노동자들의 삶을 보호막도 없는
벌판으로 내모는 이번 결정이 아무런 조정 없이 강행된다면, 저는 이 정부를 반노동자, 반서민의 정부로 규정하고, 정책연대 파기는 물론, 일체의
노정 활동을 중단하고 100만 한국노총 조합원과 함께 대대적인 정부여당 심판투쟁에 돌입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국민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0. 5. 6.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장석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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