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6일)은 지난 2011년 6월 ILO(국제노동기구)가 “가사노동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협약 (Convention Concerning Decent Work for Domestic Workers, Convention. No. 189, 이하 가사노동협약)”과 권고를 채택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협약의 채택은 가사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역사적인 진전으로,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지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 가사노동자는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받고 있다. ILO가 협약 채택 10주년을 맞아 어제(15일) 발표한 “가사노동자 양질의 노동실현”(Making a decent work a reality for domestic workers)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도 전세계 피고용인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7천5백60만 가사노동자들은 적절한 노동보호와 사회보호로부터 배제되어 있다. 특히 가사노동자의 36%는 노동법의 적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 19로 인하여 이들의 노동조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협약의 채택으로 가사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있으며, 협약 채택 국가도 32개국으로 확대되는 등 어느 정도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근로기준법 적용제외 규정으로(제11조) 가사노동자들이 최저 법적 보호망에서조차 방치되어 왔던 한국의 경우에도 지난 5월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 제정은 ‘비공식노동의 공식화’, ‘비노동자의 노동자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근기법 상 적용제외 ‘독소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채 ‘특별법’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법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일까지 철저한 사전준비와 보완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법 의결 당시 가사노동자 사회보험 가입 등에 따른 노동비용 상승 및 이에 따른 이용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약속은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후 3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이에 대한 비용부담을 완화해 줌으로써 직접고용 일자리에 대한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직접고용한 기관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 등 세제 지원 확대도 병행되어야 한다.
189호 협약은 가사노동자에게 일반노동자와 동등한 권리와 보호를 확실히 보장할 것을 ILO 회원국에게 촉구하고 있다. 협약 채택에 찬성표를 던졌던 한국정부는 협약 찬성은 곧 협약의 정신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국제적 약속임을 인식하고 조속히 협약 비준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한국노총은 한국정부가 ILO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서 국제기준에 완전히 부합되게 가사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앞장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