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7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8,35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법상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를 8월 5일까지 고시해야한다. 하지만 사용자단체들은 고시기한을 나흘 앞둔 지금까지도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을 조금이라도 더 낮추고자 혈안이 되어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 산입범위 개악으로, 그리고 기대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인상률로 이미 반토막난 최저임금을 아예 바닥까지 끌어내리려는 사용자단체들의 주장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먼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은 최저임금법뿐만 아니라 지난 30년의 관행에 비춰봐도 절차적 하자가 없었다.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구분적용안이 부결되었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위원회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난하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70˚에서 60˚정도로 달라졌다고 느낄뿐 최저임금 결정에 영향을 주는 제도∙권력의 지형은 여전히 기업편향적이다. 최저임금이 도입된 1988년 이래 최저임금위원들의 퇴장과 불참은 노∙사가 각자의 입장에 따라 공히 취해왔던 협상전술로서, 이러한 일방의 불참이 최저임금위원회의 정상적인 의결을 방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회 이상 불출석한 위원을 재적인원에 포함하지 않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 모두가 동의해온 운영규칙이다.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 불합리하다는 다수의 판단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장하여 최저임금 결정 최종 시한까지 불참하다가,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나서야 이제야 지나치게 높다라며 불복하는 사용자단체들의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소득주도성장에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는 보수언론과 정치권력의 힘에 기대 합법적 절차를 통한 최저임금 결정을 원점으로 돌리려는 행태는 법치주의의 부정에 다름아니다.
한국노총이 10.9% 인상률에 흡족하는 것도 아니다.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효과 상쇄분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을뿐더러,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상률인 15.3%에 채 미치지 못한 수준으로의 인상결정은 여전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편파적이거나 일방적인 운영이 없었던 조건에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 자체를 불복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며 최저임금 제도자체의 무력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자단체들의 재심의 요청에 혹여 이같은 의도가 없기를 바라는 바이다. 정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반드시 고시하고, 최저임금의 준수율 제고를 위한 지원 및 감독 강화, 최저임금법 개악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의 한국사회가 정상화로 가는 길이다. 적어도 1만원 수준의 최저임금이라는 새로운 기준에 맞게 경제구조를 개편하고 경제주체들이 빠르게 적응하도록 사회적 지원과 협력을 조직하는 것이 혁신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최저임금노동자의 임금으로 해소될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분배와 복지 구조의 혁신으로 풀어야 한다. 한국노총은 개악된 최저임금법의 재개정을 비롯한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과의 연대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앞장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