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이 지난 27일 포스코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다. 신임 최회장은 포스코의 비전으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With POSCO’를 선언했다.
한국노총은 신임 최 회장이 진정한 국민기업으로서의 ‘With POSCO’를 지향한다면, 무엇보다 포스코가 원․하청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기업임을 분명히하고, 과거 무노조경영의 철폐를 선언하여 새로운 비전에 걸맞는 진실 된 행보를 보여주길 진심으로 촉구한다. 경영방침의 전면적인 수정 없이 국민기업으로서의 포스코 위상은 새로이 정립될 수 없으며, 포스코가 제시하는 비전 역시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신임 최정우 회장이 사내하청노동자를 포함한 4만여 포스코 노동자들이 포스코의 진정한 주인임을 명심하고 다음과 같은 한국노총의 요구를 경영에 반영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포스코는 하청노동자를 포함한 사업장내 모든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위험에 대한 책임을 더 이상 외주사와 하청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외주기획그룹과 외주사협회, 그리고 KPI 평가제도 등의 경영시스템을 통해 각 외주사의 노동조건과 노사관계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외주사에 떠넘겨 왔다. 외주사 대표 대부분을 낙하산으로 운영하고, 경영을 좌지우지 해오면서도 눈가리고 아웅식의 유체이탈 경영을 해온 것이 과거 포스코의 역사가 아닌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더욱이 지난 1월 외주사인 TCC한진 소속 노동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산재사망사고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위험을 외주화하는 과정에서 산업재해는 외주사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둘째, 무노조경영의 철폐없이 포스코의 재도약이 불가능함을 직시하길 바란다. 부당노동행위를 조장하는 KPI 평가제도를 즉각 폐지하고, 실질적인 포스코의 주인인 노동자, 노동조합을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 포스코의 KPI 평가제도상에 평가항목인 ‘노사의 리스크관리’나 ‘노사관계 양호도’에 대한 평가는 종국에는 노동조합의 유무와 상급단체 가입 여부, 조직활동의 정도를 갖고 경영상 심각한 불이익과 사업권의 조정에까지 활용함으로써 대표적인 노조 탄압수단으로 활용돼왔다. 노조할 권리는 노동자의 기본권이며,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노동조건을 유지 개선할 수 있도록 헌법과 노동관계법이 보장하는 결사체이다. 포스코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노조활동이며 그 상대는 마땅히 포스코가 되어야 한다. 외주사 노동자의 임금과 복지를 외주비 정책으로 관리해온 포스코의 사용자성은 부정될 수 없으며, 포스코가 아닌 외주사 사장을 대상으로 한 임금 단체협상은 의미가 없음은 포스코 본사가 더 잘 알 것이다.
셋째,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근로조건과 복지의 차별은 즉시 철폐되어야 한다.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의 임금은 원청 노동자의 절반이 채 되지 못한다. 동일한 작업장내에서 원청이냐, 하청 ․ 재하청이냐에 따라 임금은 물론 자녀 학자금을 비롯한 복지의 혜택은 심각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목숨내놓고 일하는 노동자가 따로 있고, 복지 혜택을 받는 이가 따로 있는 현실은 청산해야 할 악폐이다. 포스코의 출발이 대일청구권, 즉 강제징용 노동자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피눈물의 역사를 빌린 것이었듯, 현재의 포스코 발전은 하청노동자들의 피와 땀에서 시작되었다. 포스코에서 발생한 산재사망자들의 대다수는 하청노동자들이었다.
한국노총은 최 회장이 포스코의 신임회장으로서, 포스코가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으로서, 노동자와 함께하는 상생의 기업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주역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러한 포스코 경영의 첫 출발은 무노조경영의 중단과 포스코 노동자와의 실질적인 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철강강국은 노동존중 경영을 실천할 때 더욱 발전될수 있음을 최 회장은 명심하길 바란다.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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