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단축법의 시행은 우리나라의 후진적 장시간-저임금 노동체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제도적 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용 없는 성장에 갇힌 우리 노동시장에 좋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오랜 기간 관행화된 장시간노동 체제를 변화시키고 제도의 성공적 안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노사의 협력과 함께 정부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정부는 법개정 직후부터 노동시간단축법의 시행에 따른 노사부담을 줄이고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후속대책을 준비하겠다고 공언하였습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정부 대책은 늦어지고 있고 산업현장의 불안과 우려는 날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주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노동자 규모는 100만 명에 이르고, 노동시간이 52시간 이내로 줄게 되면 월평균 약 38만원 이상의 임금이 감소하게 됩니다. 노동시간단축을 통해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법제도 개선 취지를 고려할 때 임금 보전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지원대책 초안에는 획일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500인 이상 사업장은 제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노동시간단축으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실질임금이 줄어들면 삶의 질은 오히려 후퇴하게 되므로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업입장에서도 실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지원이 필요합니다. 신규인력 채용과 작업공정 개편에 수반되는 설비투자, 신규채용 인건비 부담을 지원해야 합니다. 노사가 납부한 고용보험 재정을 활용한다면 현행 제도보다 지원을 더욱 확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는 시내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의 경우에는, 당장 7월 1일부터 운행의 차질로 인한 교통대란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는 필요인력에 대한 실태파악 및 인력수급 대책에 대한 이견으로 대책을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건설, IT 업종에서는 공사기간이 곧 비용과 직결된다며 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특례업종에 남아 있는 병원에서는 장시간노동으로 환자의 생명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무한정 장시간노동을 강요하는 특례업종 제도는 폐지해야 합니다.
이러다간 실노동시간단축 제도개선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습니다.
그 배후에는 예산당국인 기획재정부가 결재부서처럼 행세하며 정부대책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수언론과 사용자단체들은 이를 기회삼아 특례업종을 다시 확대하자거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확대 등 임금삭감과 제도개악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단축법의 성패는 2018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 달려있습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제도의 연착륙이 가능합니다.
이에 한국노총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하여 노동시간단축이 일자리로 인결되도록 정부와 사용자단체에 일자리연대협약을 제안합니다. 원포인트 사회적대화를 추진하고 사회적합의 결과를 현장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정부에게는 보다 실효성 있는 후속대책을 촉구합니다. 후속대책은 현행 지원제도를 뛰어넘어 현장 노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한국노총은 운송대란이 예견되고 있는 노선버스 여객운수업의 파행을 결코 원치 않습니다. 자동차노련을 중심으로 앞으로 2주간 집중 노사정교섭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더불어 노동시간단축 취지와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시행유예, 특례업종 추가, 노동시간 적용예외 확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 확대 등 터무니없는 제도개악은 결코 용납 할 수 없으며, 총력투쟁으로 단호히 맞설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오늘 산하조직에 현장 대응지침을 시달할 것입니다.
노총은 지침을 통해 △연장노동 포함 주52시간제의 전면적 조기도입 △실노동시간 단축 및 교대제 개편을 위한 노사공동위원회 설치 △노동시간 상한제 및 적정인력 확보 △생활수준 저하없는 적정임금 확보 △포괄임금제 남용 등 위법한 노동시간제 철폐 △연속적인 연차휴가권 및 휴일 휴식권 보장 등 노동시간단축의 조기실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연대교섭을 추진하고, 사측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노동시간 개악기도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앞으로 ‘노동시간의 양극화’ 및 저임금-장시간노동 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시간의 정상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노동시간 적용에서 소외되는 5인 미만 사업장과 노동시간 적용제외 사업장, 특례적용 5개 업종의 폐지를 위한 제도개선 투쟁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