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지 지침 폐기해야 공정인사 가능하다. 정부의 노동개혁 현장실천 4대 핵심과제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고용노동부가 21일 노동개혁 현장실천 4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 ▲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 ▲ 공정인사 확산 ▲ 취약노동자 보호 등 4가지를 4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상반기에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도 역시 대기업 정규직 노사 양보를 통한 청년고용확대를 내세웠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노동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상위 10%가 임금인상을 자제하면 정규직 9만명의 신규채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년실업률이 12.5%로 1999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이러한 대책으로 청년고용문제가 풀릴 수만 있다면 노동계도 일정정도의 희생을 감수하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자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100대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이 현금자산 200조원을 포함해 800조원이 넘는데도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은 줄이거나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곳이 70%에 달한다고 발표된 바 있다. 기업들이 돈이 없어서 신규채용을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청년고용 확대를 위해 기업의 인건비를 줄여주는 방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엉뚱하게도 임금인상 자제 타령만 몇 년째 반복하고 있다. 오히려 임금인상을 억제시키면 내수 침체로 이어져 청년고용에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정책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효과도 없거나 역효과를 초래하는 기존 정책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그러니 청년실업문제도 경기침체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해당 연구결과는 지난해 발표당시에도 노동자의 일방적 임금 양보만 있을 뿐 이에 상응하는 기업의 기여부분이 없고, 고용창출 효과도 담보되지 않는 대책이라며 노동계가 강력 반발 한 바 있다. ‘노사 양보’라고 주장하는데 도대체 사측이 양보하는 점은 무엇인가? 게다가 절감된 인건비를 신규 채용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단은 무엇인가?
두 번째로 직무·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 개편의 근거로 정부는 노사정이 수차례 합의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노사정합의는 지난해 정부의 일방적 정부지침 시행으로 최종 파기 됐다. 정부정책 추진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특히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나 금융부분의 임금체계 개편 논의도 노동계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노조의 경영참여와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에서 성과연봉제 도입은 구성원들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 성공 할 수 없다. 게다가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노사의 자율적 임금체계 개편을 유도하되, 이를 위한 단협 및 취업규칙 개정은 신의성실과 사회통념상 합리성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도록 지도할 방침이라고 했는데 거의 협박에 가까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정부가 강조하는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모든 정부 구성원들은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공정인사 확산 방침도 문제다. 정부가 말하는 공정인사는 쉬운해고 가능 지침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해 봐야 ‘저성과자 해고’라는 법에 없는 해고사유를 정부가 지침으로 새로이 하나 만들었다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이를 가지고 기업들은 해고 하고 싶은 노동자와 노조간부들을 형식적인 절차만 밟고 마음껏 해고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가 진정 공정인사를 확산시킬 의지가 있다면 위법 부당한 2가지 지침부터 폐기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청년 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 보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많은 청년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평생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법안을 발의해 놓고 고작 복리후생 등에 대한 차별이나 중점 점검하는 것이 노동부가 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점검이라도 제대로 될 지도 의문이다. 일례로 얼마 전 메탄올 중독으로 청년 노동자들이 실명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노동부의 집중 점검이 있었지만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었다. 생명과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대한 대응도 이렇게 허술한데 그 많은 사업장의 비정규직 차별을 다 점검 하겠다는 것을 과연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는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것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정부가 현장실천 4대 핵심과제를 발표해 놓고 공공 및 금융부분과 주요 대기업을 얼마나 들들 볶을지, 그 때문에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고통 받을지 걱정이 앞선다. 한국노총은 상반기 임단협 순회 교육 등을 비롯한 현장지도를 통해 정부지침의 부당성을 알리고 정부의 현장지침을 무력화하도록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2016년 3월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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