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은 2014년 12월 28일 경제단체 부단체장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차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규제기요틴 민간합동 회의를 열고 8개 사용자단체(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자총연합회, 무역협회, 벤처협회, 중견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가 제출한 153건의 규제개혁안에 대해 정부가 검토한 결과를 민관이 함께 논의하고 추진방향을 확정하였다.
당시 사용자단체가 제출한 규제개혁안중 노동부 소관사항은 ▲기간제 사용기간 규제 완화 ▲파견업종 및 기간 규제 완화 ▲근로시간 단축 규제 유연화 ▲업무성과 부진자에 대한 해고요건 확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 ▲경영상 해고요건 완화 ▲통상임금 부담 완화 ▲임금피크제 법제화 등이다. 정부 여당이 노사정합의를 무시하고 발의한 파견업종 확대법과 저성과자해고, 취업규칙불이익변경 요건완화 지침은 이러한 재계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처럼 애당초 정부여당의 노동시장구조개악정책은 청년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재벌 기업의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사용자단체의 로비에 의해 나온 것인데도 정부 여당은 입만 열면 청년을 팔고 있다.
이기권 노동부장관은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여당의 노동법을 처리해야 청년일자리가 만들어진다며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파견법은 중장년일자리법이며 파견이 확대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정부의 무능으로 야기된 일자리문제를 야당에게 전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도 국회에 출석해 임금피크제를 실시하면 13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공기업과 은행권 등 많은 대기업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구조조정 소식만 들릴 뿐, 몇 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은 없다. 임금피크제가 노동자의 임금만 확실하게 깎았을 뿐 장년노동자의 일자리 보장도, 청년실업 해소에도 별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여당의 노동법이 통과돼야 일자리가 늘어나 청년실업이 해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법안대로 파견업종이 확대되면 사실상 제조업 생산현장까지 파견이 확대되어 종전의 불법파견이 합법으로 둔갑하고, 정규직 일자리가 파견노동으로 대체되는 것이지 갑자기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일자리는 가계 소득의 증가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야 가능한 것이지 상품에 대한 수요의 변화가 없는데 단지 파견노동자가 늘어났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지금 같이 세계적인 장기침체 국면에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비정규직 감축 및 차별철폐로 노동자의 소득이 늘어나야 구매력이 높아지고 물건도 많이 팔려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정부의 비정규직 확산정책은 소득감소 - 소비위축 - 생산 감소 - 일자리 부족의 악순환만을 되풀이 한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말로는 일자리 정책이라고 하지만 일자리를 축소하는 정책인 것이다.
청년들도 반듯한 정규직 일자리를 찾고 있지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전체 노동시간 총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주60시간까지 장시간근로를 허용하며, 그것도 수년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정부여당의 근기법 개정안으로는 실노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없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도 없다.
우리는 이 장관이 사용자단체의 로비에 의해 만들어진 정부의 잘못된 일자리정책과 자신의 무능을 야당에게 뒤집어씌울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대로 일자리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본인 스스로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이기권 장관은 9.15노사정합의 직후인 작년 9월16일 여당이 무리하게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비정규직 확산법을 발의하게 하고, 2가지 지침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여 ‘역사적인’ 9.15합의가 파탄나게 한 책임도 있다. 장관은 국민세금으로 월급은 꼬막꼬박 받으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남 탓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