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박근혜 대통령이 안산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찾은 자리에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국회에서 파견법 통과를 위해 피를 토하면서 연설하세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그 파견법이 통과되면 파견 노동자들이야 말로 정말 피를 토하게 생겼다.
지난 1월 삼성전자에 휴대폰 부품을 납품하는 3차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 4명이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에 급성 중독돼 실명 위기인 것으로 보도됐다. 현행법상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업무에는 파견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들은 파견법을 위반한 사업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대통령이 피를 토하면서 연설을 해서라도 통과 시키라고 했던 바로 그 파견법 업체 노동자들인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모두 20대로 그야말로 앞길이 구만리 같은 젊은이들이다.
노동부는 사고 발생 후 작업환경측정, 작업 중지, 임시건강진단 명령 등의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는 하청노동자들이 산재 사고를 당할 때 마다 매번 이런 조치들이 반복돼 왔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산재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문제는 중소 하청업체들이 충분히 산재를 예방할만한 여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그 와중에도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고용이 아닌 불법 파견 노동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안전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사고 발생 직 후 당장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놔둔 채 이러한 조치만 취하는 것은 미래의 사고를 방치하는 것이다. 게다가 대통령이 오히려 이러한 불법파견을 합법화 해주겠다고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기가 찬다.
파견법이 개악되어 파견대상 업무가 확대되면 이런 일들이 얼마나 더 비일비재 해질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지금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관리감독이 얼마나 더 취약해 질지 불 보듯 뻔하다. 그때가 돼서도 노동부는 지금처럼 “조치를 취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앵무새처럼 되뇔 것이 눈에 선하다.
파견법 개정안은 절대 통과돼서는 안된다. 파견법 개정은 산재사고 발생 확대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파견법 개정안 국회통과를 저지하는데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