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올해 임금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고 신입사원 초임이 3600만원 이상일 경우 과도한 임금을 조정할 것을 회원사들에게 권고했다.
한국노총은 아전인수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당한 노동의 대가인 임금을 삭감하려는 경총의 후안무치한 행동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비열한 여론몰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경총이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것은 물가 인상률 등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며, 결국 배당 부자인 재벌 대기업 총수와 그 일가들의 배만 불리고, 우리사회의 양극화만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신규 채용을 핑계로 대졸 신입 사원의 초임을 조정하겠다는 것 역시 사실상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신입 사원을 대상으로 인건비를 절감해 기업의 이윤을 늘리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 신입사원 임금삭감은 ‘신입사원의 경우 불이익 변경된 취업규칙 적용의 효력이 인정된다’는 노동부의 지침이 현장에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그토록 청년일자리를 핑계되던 정부가 청년월급을 깎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렵고 기업 경영이 어려우면 215억원의 보수를 받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178억원을 받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등 CEO들의 급여를 깎는 것이 순서다. 경총이 일반 직원에 비해 과도한 연봉을 받는 CEO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애꿎은 신입 사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조정을 권고한 것은 전형적인 ‘슈퍼갑’의 횡포이다.
대기업과 중소 영세기업 노동자들 간의 임금 격차는 납품 단가 후려치기 등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중소 영세 기업들의 지불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는 노동을 비용의 개념으로만 생각해 정규직 채용을 기피하고 비정규직을 고용해 노동자들의 고혈을 쥐어짜는 후진적 경영 행태에서 기인한 것이다.
한국노총은 청년들이 고용 절벽에 신음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고,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경총은 아전인수식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 노동자 임금 삭감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경총은 경제활성화를 핑계로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불안하게 만드는 노동 4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관제 서명운동에 열 올리지 말고, 쌓아놓은 800조원의 사내유보금을 투자해 청년 고용 확대, 상시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근절, 중소 영세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또한 정부는 신입사원 임금삭감, 쉬운해고, 사용자 일방적인 임금체계 개편 등 노동의 가치를 깎아 내리는 위법한 행정지침을 즉각 폐기하기 바란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통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내수를 촉진하여 경제를 살리고 청년일자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